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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언덕에 부는 자전거 바람

bike-israel-s대한민국과 유사하게 이스라엘 또한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고속 성장한 나라 중 하나이다. 이에 따라 환경을 생각하기보다는 발전을 우선시 하며 성장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텔아비브시와 같은 이스라엘 대도시의 경우 체계적인 계획 속에서 도시가 발전하기보다는 근시안적인 계획 속에서 도시가 설립됐고, 결국 좁은 공간에 계속해서 불어나는 인구는 절대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주차 문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오르는 집값, 점점 더 나빠지는 환경문제 등등의 문제를 일으켰다.

특히, '봄의 언덕'이라는 뜻을 가진 텔아비브의 경우 도시 이름의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도시 곳곳이 '도시병'을 앓으며 발전해왔다. 그러나 요즘 이스라엘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회색 도시 이미지에서 녹색 이미지의 도시로 탈바꿈하며 살만한 도시의 수준을 넘어 살기 좋은 도시의 이미지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텔아비브 시의 변화 속에 가장 눈에 띄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자전거이다.

10년 전에는 자전거라는 단어와 함께 연상되는 장면은 주말 공원에서 부모님의 지도를 받으며 세발자전거를 타는 꼬마들, 방과 후 몇몇 친구들과 함께 타는 청년, 소년들의 두발자전거 그리고 평온하고 전원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키부츠 내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동수단으로 타고 다니는 자전거의 모습이 상상됐다. 그러나 그때와 비교해 요즘 텔아비브시의 자전거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봄의 언덕, 텔아비브의 자전거는 특정 다수의 전유물에서 텔아비브 시민의 이동수단이 됐고 주말에는 직장인들의 취미생활로 변해가고 있다.

모두가 사랑하고 즐기는 자전거 판매수도 급증하고 있다. 연간 이스라엘 내 판매되는 자전거는 약 20만 대로 인구 800만 명의 이스라엘 내 자전거시장은 2억5000만 신 세켈(753억 원) 규모이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스라엘 자전거 시장에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이스라엘 내 판매되는 자전거 중 80%가 어른용 자전거이며 약 4만 대만이 아이들용 자전거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더 많이 탈것 같은 자전거가 왜 이스라엘 어른들에게 인기 있는 것일까?

이스라엘 내 자전거 열풍의 주역은 다름 아닌 40~60대 나이의 과장, 부장, 사장급 기업 임원들이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고 소싯적처럼 격한 운동을 하기가 부담스러운 나이가 돼버린 회사 중역들은 여러 명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축구나 농구 등의 운동보다는 산, 들, 공원과 같은 자연녹지에서 친구들이나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건전하고 친환경적인 취미생활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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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받고 직장생활을 하는 회사 중역들은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수백, 수천만 원에 해당되는 자전거와 자전거 액세서리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는 사회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기에 일반 자전거에서부터 산악자전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를 즐기는 데 큰 무리가 없는 것도 "아저씨 자전거" 동호회가 활성화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중년층들이 골프를 즐기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까? 그러다 보니 한가한 주말 오전에 차 뒤 또는 위에 자전거를 싣고 이스라엘 자연녹지를 두루 다니며 자전거를 즐기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띄기도 한다.

이스라엘 아저씨들의 자전거 사랑도 이스라엘 내 자전거 열풍을 일으킨 주요 원인이지만, 심각한 주차 문제를 해결하고 또 환경 보호를 위해 텔아비브시가 내놓은 해결책인 자전거 대여 서비스가 텔아비브 시민의 큰 호응과 적극적인 참여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2011년 4월부터 텔아비브 시가 1억 세켈(330억 원)을 투자해 시작한 자전거 렌털사업은 텔아비브 시내 약 1500대의 자전거와 150대의 자전거 정류소를 비교적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나 대중교통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곳에 설치해 자전거 이용자들이 쉽게 자전거를 이용하게 하는 사업이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사업인 만큼 자전거 렌트 서비스의 요금도 이용자에게 부담되지 않게 하려고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텔아비브 시민일 경우 240세켈(7만3000원)을 내면 열쇠고리에 달린 칩을 받게 되고 자전거 정거장이 있는 곳이라면 365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여행자와 단기간 사용자에게도 자전거 렌털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루 사용할 경우 14세켈(4200원), 일주일 사용할 경우 60세켈(1만8200원) 정도에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자전거를 정류장에 돌려놓지 않을 경우 벌금을 내야 하며 결제한 신용카드에서 자동결제 되기도 한다.

이미 2007년부터 텔아비브 시민 중 45%가 자전거 한 대씩은 보유했기에 자전거 이용이 텔아비브 시민에게 낯설지 않았으며 이러한 상황 덕분에 사업을 진행한 텔아비브시는 비교적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전거 렌트 프로젝트는 단순히 자전거를 빌려주는 것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텔아비브 해변, 공원, 대로변 등 사람이 많이 찾는 곳에 자전거 길을 닦는 자전거 인프라 사업에서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텔아비브시는 이를 위해 100㎞가 넘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 계획이 있었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소음과 먼지 그리고 도로 공사로 인한 교통체증을 텔아비브 시민이 감수해야만 했다. 많은 돈과 많은 시간을 투자한 만큼 시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자전거 도로 완성 후에도 텔아비브시는 대대적인 공익광고 캠페인 및 정기적인 자전거 대회 등을 통해 자전거 타기 사업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텔아비브 시민들도 텔아비브시의 야심 찬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자전거 이용이 이스라엘 내 갑작스럽게 늘어나면서 자전거를 좀 더 편하게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자전거 페달을 힘들게 굳이 굴리지 않아도 움직이는 전기자전거에 수요도 급격하게 급증하기 시작했다. 사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전기자전거는 두발자전거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존재했던 운송수단이다. 단지 표준화가 되지 않았고 비싼 가격 때문에 상용화되기 힘들었던 것뿐이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 인증을 주로 따르는 이스라엘의 경우 유럽 인증과 더불어 이스라엘 표준청의 이스라엘 인증이 있어야만 전기전자제품이 수입될 수 있다. 전기자전거의 안정성 문제로 오랜 기간 유럽 내에서 전기자전거에 대한 인증이 만들어지지 않다 보니 이스라엘에서도 전기자전거의 표준화를 오랫동안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스라엘 내 자전거 붐이 일어나면서 개인적으로 전기자전거를 들여오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많아졌고 불법이지만, 거리에 떠도는 전기자전거에 대한 표준화의 필요성이 이스라엘 사회 내부적으로 커지면서 이스라엘 정부 또한 전기자전거에 대한 표준을 2010년 2월 만들게 됐다.

이스라엘 정부의 전기자전거 규제가 풀리다 보니 눈치 빠른 기존의 자전거 수입업체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전기자전거 수입시장에 뛰어들었다. 규제가 풀린 2010년, 약 8개월간 약 1200대가 이스라엘 팔렸고 다음 해인 2011년에는 5배 성장하며 약 6000대가 팔렸다. 2013년에는 2만 대 정도가 팔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이스라엘 전기자전거시장을 부추기는 건 더 편한 자전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경향도 있지만, Chevloret, Buick, Cadillac 등 자동차 브랜드를 수입하는 UMI 자동차 수입업체 그리고 이스라엘 공구시장의 60%의 시장을 점유하는 Ledico와 같은 이스라엘 내 큰 규모의 수업 전문 기업들이 전기자전거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간 이스라엘의 자전거 및 전기자전거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 이스라엘 내 대부분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며 좋은 품질과 경쟁적인 가격으로 경쟁하는 국내 자전거 제조기업에 이스라엘 시장진입 기회는 아직 열려있다.

- 박대진, 대표

본 글은 코트라 글로벌 윈도우에 실린 글입니다